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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엘리 도서




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엘리,  2017-11-27


아들은 어린이집에, 아내는 장모님과 쇼핑을.... 모처럼 혼자 여유로운 시간을 갖게 된 나는 인터넷 기사를 몇 개 읽다가 금방 지루해졌다.
'영화나 한 편 볼까?' 했지만 추운 컴퓨터 방에서 벌벌 떨면서 볼 생각을 하니 그것도 시들해졌다.
그래서 생각난 게 동네 시립 도서관이다. 평소 아이와 아내랑 함께 오던 독서실을 혼자 걸어오니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도 들었다.
시간은 오후 2시. 참고로 난 백수다. 그것도 아직 6개월이라는 짧은 경력을 가진 갓 신입 백수다.
한적할 줄 알았던 도서관엔 사람들이 은근 가득 차 있었다. '뭐지? 다들 대낮부터....? 백수들인가? ㅋㅋ'
책들이 빽빽이 꽂혀있는 선반 통로를 이리저리 둘러보다 눈에 띈 책이 있었다. 그게 바로 '퇴사하겠습니다'이다.
궁금했다. 저자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가 말이다. 글쓴이도 분명 백수일 것이니 말이다.


이나가키 에미코. 책의 저자인 사람은 현재 51세의 미혼 여성이고 나와 같은 무직이다.
이제껏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아사히신문사 오사카 본사의 편집장까지 오른 커리어의 그녀는 돌연 사퇴를 결심한다.
그동안 고액의 연봉과 그에 따르는 엄청난 소비를 자랑하던 그녀에게 퇴사란 또 다른 시작이고 도전이며 자유였다.
물론 대학 졸업 후 이제까지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누리는 게 부정적이라고 말하진 못하지만,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신만의 능력과 의지와 노력으로 살아나가는 게 얼마나 환상적이고 즐거운지 몸소 체험하며 독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오랜 시간 대기업에서 많은 연봉을 받아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당장 퇴직을 한다 해서 길거리에 나 앉을 상황은 아닐 것이다.
책에서도 많은 퇴직금을 정산받는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당장 일이 없어진다고 굶어 죽을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많은 직장인이 장밋빛 자유에 만취해 저자처럼 퇴사를 단행한다면.... 아무 준비 없이 실행된 그 행동엔 아마도 뼈를 깎는 고통이 따라올 수밖에 없을 거란 게 내 생각이다.
뭐 어쨌든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야 작가의 의도와 메시지가 분명하고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것은 바로 회사에 의존하는 삶의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행복, 자유, 목표, 도전, 꿈이 시야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6개월 전, 육아를 위해 나 또한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했다.
그리고 매일, 매월 다른 이들처럼 금전적인 문제로 불안해하고, 아슬아슬하게,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적어도 돈 때문에 현재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사랑하는 가족, 온 마음 다 할 수 있는 친구, 나의 안락한 보금자리.... 이미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돈은 내게 부족한 유일한 것으로 생각하고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물론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 없이 유유자적 살아갈 순 없다.
하지만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좋은 직장, 높은 직책, 많은 연봉으로 정하기엔 한 개인의 인생은 너무나 가치 있고 소중한 것으로 생각한다.